초여름날의 고마리꽃을 반박하며..
고마리 꽃 (Persicaria thunbergii 뜻: 꿀의 원천) )
쌍떡잎식물 마디풀목 마디풀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
속명 : 극엽료. 고만이. 고만잇대
고만이라고도 한다.
양지바른 들이나 냇가에서 자란다.
높이 약 1m이다. 줄기의 능선을 따라 가시가 나며 털이 없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루가 있으나, 윗부분의 것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 모양은 서양 방패처럼 생겼으며 길이 4∼7cm,
꽃은 8∼9월에 피는데, 가지 끝에 연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뭉쳐서 달린다.
씨방은 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 또는 타원형이다.
열매는 수과로 10∼11월에 익는데 세모난 달걀 모양이고 황갈색이며 길이 3mm 정도이다.
꽃의 형태와 피는 시기, 잎의 생김새 등에 변이가 많으며 메밀과 비슷하다.
어린 풀은 먹고 줄기와 잎을 지혈제로 쓴다.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헤이룽강 연안, 인도 아삼주
등지에 분포한다.
따뜻한 외면
복효근
비를 그으려 나뭇가지에 날아든 새가
나뭇잎 뒤에 매달려 비를 긋는 나비를 작은 나뭇잎으로만 여기고
나비 쪽을 외면하는
늦은 오후
덮어준다는 것
복효근
달팽이 두 마리가 붙어 있다
빈 집에서 길게 몸을 빼내어
한 놈이 한 놈을 덮으려 하고 있다
덮어주려 하고 있다
일생이 노숙이었으므로
온몸이 맨살 혹은 속살이었으므로
상처이었으므로 부끄럼이었으므로
덮어준다는 것,
사람으로 말하면 무슨 체위
저 흘레의 자세가 아름다운 것은
덮어준다는 그 동작 때문은 아닐까
맨살로 벽을 더듬는 움막 속의 나날
다시 돌아서면
벽뿐인 생애를 또 기어서 가야 하는 길이므로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덮어줄 수 있는
지금 여기가
지옥이더라도 신혼방이겠다
내 쪽의 이불을 끌어다가 자꾸
네 쪽의 드러난 어깨를 덮으려는 것 같은
몸짓, 저 육두문자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할 수는 없겠다
신혼 서약을 하듯 유서를 쓰듯
최선을 다하여
아침 한나절을 몇백 년이 흘러가고 있다
―시집『따뜻한 외면』(실천문학사, 2013)
상처에 대해서
-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 아무리 찾아봐도, 초여름이라 칭하는 6월에 꽃핀 것을 보지 못했다.
자료도 없고, 7월 10일경이 가장 빠른..그러나 거의 8,9월이고 가을색이 짙어질때, 가장 그 흐드러짐을 볼 수 있었기에..
엉겅퀴의 노래 - 복효근
들꽃이려거든 엉겅퀴이리라
꽃 핀 내 가슴 들여다보라
수없이 밟히고 베인 자리마다
돋은 가시를 보리라
하나의 꽃이 사랑이기까지
하나의 사랑이 꽃이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잃고 또
떠나야 하는지
이제는
들꽃이거든 가시 돋힌 엉겅퀴이리라
사랑이거든 가시 돋힌 들꽃이리라
척박한 땅 깊이 뿌리 뻗으며
함부로 꺾으려드는 손길에
선연한 핏멍울을 보여주리라
그렇지 않고 어찌 사랑한다 할 수 있으리
그리고
보라빛 꽃을 보여주리라
사랑을 보여주리라 마침내는
꽃도 잎도 져버린 겨울날
누군가 또 잃고 떠나
앓는 가슴 있거든
그의 끓는 약탕관에 스몄다가
그 가슴 속 보라빛 꽃으로 맺히리라
섬 /복효근
파도가 섬의 옆구리를 자꾸 때려친 흔적이
절벽으로 남았는데
그것을 절경이라 말한다
거기에 풍란이 꽃을 피우고
괭이갈매기가 새끼를 기른다
사람마다의 옆구리께엔 절벽이 있다
파도가 할퀴고 간 상처의 흔적이 가파를수록
풍란 매운 향기가 난다
너와 내가 섬이다
아득한 거리에서 상처의 향기로 서로를 부르는
'섬'의 동사형 / 복효근
동사 '서다'의 명사형은 '섬'이다
그러니까 섬은 서 있는 것이다
큰 나무가 그러하듯이
옳게 서 있는 것의 뿌리,
그 끝 모를 깊이
하물며 해저에 뿌리를 둔 섬이라니
그 아득함이여
그대를 향한 발기도 섰다 이르거늘
곡진하면 그것을 사랑이라 하지
그 깊이가 섬과 같지 않으면
어찌 사랑이라 하겠는가
태풍이 훑고 가도
해일이 넘쳐나도 섬은 꿈쩍도 않으니
섬을 생각하자면
내 모든 꼴림의 뿌리를 가늠해보지 않을 수 없어
그래, 명사 '섬'의 동사형은
'사랑하다'가 아니겠는가
1962년 전북 남원출생
1991년 계간 『시와시학』으로 등단
1995년 편운문학상 신인상
2000년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수상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누우떼가 강을 건너는 법』『마늘촛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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